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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 국내최다 AI특허 보유한 인공지능 데이터기업 솔트룩스 “2025년 AI 유니콘 기업에 도전, 올해부터 매년 30% 성장이 목표!”

뉴스 2020-01-31

He is…

1971년생. 인하대에서 전자재료공학을 전공(학·석사)했다. 2000년 6월 1일 솔트룩스를 설립하고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았다. 국내 대표적인 AI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솔트룩스는 현재 국내 대기업과 정부기관 등 150여 개 고객사를 두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 지능정보기술협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공공데이터 전략위원회 민간위원, 인공지능산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올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국제전자제품박람회)’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캐릭터화한 인공지능 가상인간이 등장했다. 얼굴표정부터 말투, 그의 생각까지 그대로 흉내(?) 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누구냐?”고 물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의 그 표정으로 “나는 역대 가장 부자이자 훌륭한 대통령이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트럼프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인공지능이 유튜브로 그의 일상을 탐구했고, 스타일과 생각은 그가 소통 수단으로 택한 트위터 3년 치를 학습했다. 그렇게 인공지능 가상인간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국내 AI기업 ‘솔트룩스’다. 2016년엔 에서 수능만점자, 상·하반기 왕중왕 등의 참가자들과 대결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공동개발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엑소브레인은 그해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와 비교되며 ‘한국의 알파고’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솔트룩스는 국내에서 머신러닝과 지식그래프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AI 기업이었다.

서울 강남구에 자리한 솔트룩스 본사에서 만난 이경일 대표는 “설립 20주년이 되는 올해는 코스닥 상장을 비롯해 2025년 AI 유니콘 기업이 되기 위한 원년”이라며 “AI 기술이 갖고 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를 물으면 예를 들어 차근차근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올 상반기 코스닥 상장, 엑시트는 없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회사가 코스닥 상장 준비를 하느라 바쁜 일이 많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30% 정도 되는 것 같네요. 미국과 베트남에 법인이 있고 일본에서도 해외사업을 하고 있어서 연중 20%는 해외에 머물고 있습니다.

올해는 솔트룩스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라고 들었습니다.

2000년 6월에 창업했으니 벌써 20년이 됐어요. 창업자가 상장에 나선다는 게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스타트업이 상장에 이르는 기간이 12~13년 정도 걸린다는데 꽤 오래됐어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는 국내 첫 사례라는데, 올 상반기에 여건이 마련될 것 같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데요.

▷많은 분들이 상장을 하면 돈 많이 버는 것 아니냐고들 하세요.(웃음) 어떤 분들은 이제 엑시트(Exit)하냐고도 묻습니다. 그런데 전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요. 그저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엑시트는 출구란 말인데, 그저 여러 문 중 통과해야 할 또 다른 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4가지 과제에 도전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상장과 함께 도전해야할 과제가 있다?

▷우선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겠죠. 두 번째는 통제시스템이나 관리시스템의 투명성이 훨씬 더 요구되잖아요. 경영방식을 시스템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솔트룩스를 구성하고 있는 인원은 120명의 기술인력을 포함해 해외법인까지 180여 명쯤 됩니다. 아직 시스템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숙제죠. 네 번째는 2025년까지 기업가치 1조2000억원을 달성해 AI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올해부터 매년 30%씩 성장해야 합니다.

▶경제상황을 낙관하지 못하는 시기에 전혀 쉬운 성장률이 아닌데요.

▷그렇죠. 지난 3년간 솔트룩스는 매년 평균 20% 이상 성장했습니다. 향후 5년은 30%씩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죠. 현재까지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더 잘하겠다는 게 아니라 새로운 모델로 한 단계 점프해야 할 도전과제가 있는 겁니다. 네 번째는 그런 상황에 적합한 조직과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네 축이 한꺼번에 완성되진 않겠지만 이 길로 가야한다고 선언하는 게 아마도 상장의 의미인 것 같습니다.

AI 기업에도 구글처럼 혁신을 가져올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면 상장을 기회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겁니까.

▷그 정도까진 아니고 사업다각화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도 그렇고 향후 1~2년간 솔트룩스는 기술회사일 겁니다. 구글도 처음엔 기술회사였는데 10년이 지난 시점에 광고회사로 전환됐죠. 기술회사였을 땐 야후나 AOL에 검색기술을 제공해서 매출을 올렸는데, 2006~2007년 즈음엔 키워드 광고로 매출이 올랐고, 지금은 뭐라 정의하기 힘들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매출이 오르는 회사가 됐습니다. 감히 구글과 비교하는 건 아니지만 아직 저희는 기술회사의 성격이 강합니다. 조직문화도 엔지니어의 영향력이 가장 크죠. 그럼 점들을 하나하나 바꾸어 갈 생각입니다. 본질적인 기술은 발전하겠지만 매출 방식은 구글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직 이르지만 올 매출을 예상하신다면.

▷지난해 매출이 약 190억원이고 올해는 230억원까지는 무난할 걸로 예상합니다. 구글같은 변화라는 건 다른 게 아니에요. 우리가 잘하고 있는 걸 더 잘한다면 아마도 매출 400억원까지는 순탄할 것 같은데,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3000~4000억원의 매출은 불가능할 것 같거든요. 그러니 현재 상황을 넘어설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솔트룩스의 AI 기술이 적용된 실제 사례가 궁금한데요.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B2B와 B2G입니다. 고객사는 정부기관을 비롯해 삼성, LG 등 1500여 개에 이릅니다. 각 그룹 계열사들도 대부분 저희 고객이니 한 번쯤 저희 제품을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일례로 NH농협이나 우리은행에는 콜센터에 저희 AI 엔진이 들어가 있어요. NH농협은 100% 작동이 되는데, 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고객과 상담원의 대화를 인공지능이 엿듣고 있다가 상담원에게 답변할 내용을 알려줍니다. 워낙 금융상품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전문가라 해도 모두 알 수가 없잖아요. 고객이 전화를 하면 콜봇이라는 인공지능이 음성이나 채팅으로 답변해주고 응답이 불가능한 질문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연결해줍니다.

▶입사시험에도 AI 기술을 적용했다고 들었습니다.

▷작년에 한국전력에서 도입했던 건데, 공채를 진행하면 이력서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오거든요. 그 이력서를 인공지능이 읽고 남의 걸 베껴낸 자기소개서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면접단계로 갈 만한 이력서도 추려내죠. 또 톡봇이라고, 음성과 채팅으로 인사팀에 걸려온 수많은 전화를 상담해주는 시스템도 저희 기술입니다.

가장 탁월한 AI는 일상에 스며드는 서비스

▶해마다 CES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공지능 가상인간이 화제였는데요.

▷버추어 휴먼이라고, 가상인간이죠. 인기가 엄청났어요. 목소리나 행동, 말투가 완전히 트럼프 대통령이었거든요. 인공지능이 유튜브로 목소리를 탐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3년 치 트위터로 생각이나 스타일을 학습했어요. CES를 찾은 관객들과 대화를 하는 형식이었는데, 실제로 “탄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국민에게 참 불행한 일”이라고 답해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신통한 AI 기술 중 가장 탁월한 건 어떤 겁니까.

▷미래에 가장 탁월한 AI는 인비저블 AI라고 생각해요. 자신도 모르게 일상에 스며들어있는 AI 서비스가 가장 탁월한 것이죠. 올해 CES의 경향이 그랬는데, 세상을 바꾼다거나 사람을 이기는 이슈보다 삶 속에 어떻게 스며들 수 있을까란 관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건 그만큼 AI가 익숙해졌다는 방증 아닐까요.

▷그렇죠. AI가 익숙해지고 성숙해져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AI 기술이 보편화되는 과정인지도 몰라요. 전 AI 자체를 산업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기술이죠. 기존에 존재하는 산업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3가지 효과를 낳게 된 겁니다. 첫째, 자동화를 통해 지적생산성을 높여주고 둘째, 예측성을 강화하면서 리스크를 줄여 비용을 낮춰줍니다. 현재 AI는 딱 이 정도 수준이에요. 세 번째가 혁신인데, 앞서 구글의 예처럼 인터넷과 포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면 AI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야하 겠죠. 아직 증명된 건 없지만 그걸 알아내고 연구하는 게 저희를 비롯한 AI 기업들의 숙명입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솔트룩스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AI에도 분야가 많은데, 지식학습이나 지식추론, 대규모 지식베이스, 자연어처리 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확신합니다. 최근에 기술평가도 받았는데 탁월한 점수를 얻었고,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만 150개가 넘습니다. 반면에 얼굴인식이나 비전 분야는 중국이 전 세계 1위이고 음성인식과 관련해선 미국이 제일 잘합니다. 저희도 얼굴인식이나 비전을 개발하고 있는데, 전 세계 Top 100 기업을 꼽는다면 그중 중간쯤 위치해 있을 것 같습니다.

▶진정 AI 강국이 되기 위해 갖춰야할 조건이라면.

▷참 많이 듣는 질문인데요. AI 강국이 되기 위한 구성요소는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우선 돈, 산업에 투자를 해야죠. 두 번째 데이터, 데이터는 유통이 되면 증폭이 돼요. A와 B라는 데이터를 연계해 통합하면 C라는 새로운 데이터가 나옵니다. 유통이 많이 되면 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가치가 증폭되는 것이죠. 세 번째는 사람, 한국의 AI 연구개발자 수는 중국의 1/30이고 미국의 1/20이에요. 전문가 수는 미국의 1/10입니다. 사실 쉽지 않죠. 네 번째는 인프라스트럭처예요. AI는 굉장히 많은 컴퓨터 자원을 사용합니다.

한국도 그 투자는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다섯 번째는 제도, 규제 문제죠.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모든 게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이 다섯 가지 구성요소가 동시에 올라가야죠. 이 모든 걸 다 가진 나라는 현재 미국 밖에 없습니다. 네거티브 규제 국가라 규제 자체가 없어요. 하지 말라고 하기 전에는 해도 되는 것이죠. 우버가 나온 배경이기도 합니다. 중국이요?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미국과 겨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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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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